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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체한다? 체를 낸다?? 많은 것들이 사라져 간다.

koreanuri@hanmail.net 2013. 4. 23. 13:39

 

체.. 체한다? 체를 낸다?? 많은 것들이 사라져 간다.

 

많은 것들이 사라져 간다.
머우대로 체내는 것이나 체내는 집은 민속촌에서도 전승할리도 할 수도 없다. 비 위생적이고 위험한 의료행위
인데 그 것을 어떻게 전승하겠는가? 이제는 옛 이야기가 되어버린 많은 것들을 이렇게 글로 부족하게 남겨서 알 수 있을까?


집 뒤안 텃밭에 머우가 솟았다.
지난 겨울에 뒤안의 한뼘 조그만 텃밭을 가꾼다고 헤집어 놓아서 올해는 없을 테지 하고 있었는데 반갑다. 며칠전 상추와 쑥갓 몇 포기를 심을 때만 해도 돌나물은 조그맣게 보였지만 머위는 안 보이더니 오늘 보인다. 오늘(2013.04.23 화요일) 돌나물 물김치가 상에 올랐다. 가꿀일도 손질할 일도 없이 헤집어 놓아 안 날줄 알았던 머위와 돌나물이 또 솟아서 향긋한 나물반찬을 먹을 수 있으니 마음이 흡족하다.

 

< 머우. 머위? 혼자 자라서 좋은 참살이 먹거리가 되는.. 사진은 참고자료 임 >

 머우라고도 하고 머위라도고 하고, 무엇이라 부르거나 볼 때마다 생각나는 것이 어려서 치정낸다는 말을 듣고 보던 일이다.  무서워서 아무리 체해도 옆에 가려고도 하지 않했다. 그런데 친구 어머니가 머우를 목에 쑤셔 체내었다. 어른들은 그것을 체낸다고 하지 않고 치정낸다고 하였는데 사투리일 것이라 짐작할 뿐 왜 그렇게 말하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런데 듣기로는 체내는 사람이 손에 뭘 감추고 있다가 넘어 왔다고 거짓말을 한다는 말도 있었고, 또 누구는 체 내고 나서 배 아픈 게 거뜬히 나았다는 사람도 있었다. 이제는 아마 체내는 집이 사라지고 없으리라. 혹시 어디에 지금도 체내는 집이 있을까?

아침밥을 먹으면서 그 얘기를 꺼냈다.
어머님이랑 함께 밥을 먹다가 이야기를 하면 핀잔을 하신다. 밥상머리에서 이야기하는 법이 아니란 것이다. 그런데 요 며칠 허리가 아프셔서 방에서 혼자 상을 받으시는 바람에 식탁에 못 오시니 밥 먹으면서 얘기할 수가 있다.


"뒤안에 머우가 돋았던데?"
"알아요. 돌나물 물김치도 어머니 드시라고 캐다가 했어요."
"지금도 체내는 집이 있을까? 어렸을 때 우리 마을에 머우대로 체내는 분이 계셨는데.."
"..."
"이상해? 체내는 것이 의사들은 효과가 없다는데 그래도 머우대로 쑤시거나 체내는 집에서 체내고 나면 낫는 사람들이 있거든"
"뭐가 좋은 이야기라고 밥 먹으면서 토하는 이야기를 계속해요?
"?? 토하다니?"
"지금도 시골에 그런 사람 있는데 머우대나 손가락으로 목을 쑤셔 토하게 하는 것인데 왜 그런 이야길 해요."


허~ 또 하나 알았다.
체내는 것이나 머우대로 목을 쑤셔 치정을 내는 것이나 알고보니 모두 토하게 하여 치료하는 것이었구나. 옆에 있던 여섯 살 아이가 득달같이 "체내는 게 뭐야?" "응, 체하여 배가 아프면 옛날에 치료하는 방법이었어~" 휴~ 아니 체내는 것이 토하게 하는 것이라니! 나만 몰랐을까?


하기야 나만 몰랐을 수 있다.
난 절대 체를 내지 않았다. 물론 나 뿐 아니라 우리 식구는 체를 내지 않았다. 그러니 모를 수 밖에 없다. 이제는 옛 이야기여서 체내는 집이란 말을 아예 모르는 사람도 많이 있을 것 같다. 세상은 이렇게 달라져 간다. 민속촌이 있고 민속박물관이 있다지만 그런곳에도 체내는 집은 없고 체내는 민속을 전승할리도 없다.

 

< 돌나물.. 겨우내 아무 것도 없더니 새싹이 돋으면서 돌나물이 자라 올랐다. 위 사진은 참고자료임 >


호박과 고추도 곧 심을려고 한다.
작년에는 청량고추와 고추를 함께 심어 어느 게 매운 고추인지 몰라 간혹 매워서 쩔쩔매었으니 올해는 확실히 구분해서 심어야 하겠다. 호박도 작년에는 여름부터 가을이 늦을 때까지 끊임없이 따 먹을 수 있었는데 올해도 그랬으면 좋겠다.

머우. 돌나물. 상추. 쑥갓. 오이. 호박.
오늘 아침 라디오를 들으니 모종을 살때는 비싼 것을 사라고 한다. 가령 호박 모종 한 그루에 500원 짜리와 700원 짜리가 있으면 꼭 700원 짜리를 사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나중에 호박이 실하게 열려 돈 200원 비싼 값을 톡톡히 한다는 것이다. 또 심을 때는 비온 다음날이나 비오기 전날 절대 심지 말라고 한다. 왜냐? 온상에서 자라던 모종들이 비가와서 찬물과 찬땅에 적응하기 어렵다고 한다. 그러니 일기예보를 들어보고 며칠간 비가 안 올때를 골라 심고 며칠간은 말라도 물을 주지 말라고 한다. 그 대신 심기전에 주전자 같은데 물을 받아 심을 곳을 파고 따뜻해진 물을 부은다음 스며들면 또 붓고 또 붓고하여 더이상 물이 스며들지 않게 하여 심으라고 한다. 그동안은 방송에 나와서 말하는 사람이 지적하는 것처럼비온다는 예보를 듣고 미리 심거나 비온다음에 심고 물을 흡족히 주었는데 그래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참~ 배울 것도 많다.
손바닥만해도 농약이 전혀 옆에 가지 않은 나물과 채소들을 집 울타리 안에서 따고 캐고 뽑고하여 먹을 수 있으니 요즘 말하는 참살이식품이 따로 있겠는가? 올해는 시장에 나가 제일 비싼 모종으로 골라 비 안오는 날 땅에 물을 흡족히 준 다음 심어야 하겠다. 며칠 전에 심은 상추와 쑥갓은 비오는 전날 심고 비닐로 위를 덮어 온상처럼 보온을 했더니 모두 실하게 자리 잡았다.


많은 것들이 사라져 간다.
머우대로 체내는 것이나 체내는 집은 민속촌에서도 전승할리도 할 수도 없다. 비 위생적이고 위험한 의료행위
인데 그 것을 어떻게 전승하겠는가? 이제는 옛 이야기가 되어버린 많은 것들을 이렇게 글로 부족하게 남겨서 알 수 있을까?
세상은 달라져 간다. 민속촌이 있고 민속박물관이 있다지만 많은 우리의 민속들을 전승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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