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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숭아꽃 물들이기...

koreanuri@hanmail.net 2012. 12. 3. 17:02

 

봉숭아꽃 물들이기...

 

 

 

      엠군의 "울밑에선 봉선화"라는 노래와 사연을 보시려면 클릭하십시요.
 

 

 

봉선화는 우리민족의 애환이 서린 꽃입니다.

사투리로 봉숭화라고도 하는데 손톱에 물들이는 추억이 이제는 가물가물 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지난 여름에 집 앞마당에 봉선화가 피었고 다섯살 아이와 그 엄마는 봉숭아꽃 물을 들였습니다.

모녀가 손을 맞잡고 꽃을 따고, 씻고, 찧고, 손톱에 싸매고, 하룻밤을 지새고, 물든 손톱을 보며 좋아하고...

얼마나 멋있고 정겨운 모습인지 모릅니다.

 

 

  봉선화는 여름철이면 울타리밑에 휘드러지게 핍니다.

그 꽃을 보면서 세대에 따라 다른 생각을 하겠지만 역시 손톱에 물들이기가 제1감 입니다.

다음 제2감이 왜정(倭政)때 우리민족의 아픔과 광명의 날을 기다리며 불렀다는 노래 봉선화 입니다.

 

  지난 주말 저녁입니다.다섯 살 아이가 갑자기 손톱에 봉선화 물을 들인다고 합니다.

 난 요즘은 꽃이 없는데 어떻게 물을 들인다고 하느냐고 봄이 고 여름이 되어 다시 꽃이 피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입니까?

아이가 어디선가 조그마한 인주곽만한 용기를 가져 오더니 거기 가루에 물을 부어 섞습니다.

 그러고는 그 가루가 알맞게 반죽이 되자 그 것을 면봉으로 제 손톱에 바랍니다.  잠시 후 제 엄마가 오니 제 엄마의 손에도 발라 줍니다.  그러고는 이번에는 제 발톱에 바릅니다.  나는 그 하는 양을 지켜 보면서 처음에는 어리둥절 하였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렇게 하면 예쁘게 봉숭화꽃 물이 든다는 것입니다.

아이는 득달같이 내게 덤벼 들더니 내게도 손톱을 내 놓으라고 합니다. 

나는 깜짝 놀라 안 된다고 하였으나 막무가내 떼를 씁니다.

할 수 없이 제 엄마가 중재하여 협상 한 것이 나의 각 새끼 손가락에만 물을 들이는 것입니다.

 

  지금 나의 양손 새끼 손가락 손톱에는 예쁜 봉숭화꽃 물이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손톱에 물을 들이니 시간은 30분 정도이고, 봉숭화꽃이 없는 아무때나 들일 수 있고 하여 퍽 편하고 좋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는 섭섭하고 아쉬움이 들어 찹니다.

 

봉숭화꽃물을 이렇게 상품화하여 아무때나 함부로 들이도록 하다니...

그러나 난 어떻게 그럴까 싶어 "이 가루에 꽃을 빻아 넣었을까?" 하고 물었습니다. 마음속으로는 혹시 화학성분이 들어 있어 별로 좋지 않은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있어서 입니다.

 

그런데 아이가,

  "공장에 아저씨가 봉숭아꽃을 꼭 짜서 무슨 가루에 넣어서 말렸을 거야" 합니다.

난 깜짝 놀라 나중에 제 엄마에게 "아이에게 그렇게 알려 주었어요?"하고 물었더니 말한 적이 없다고 합니다.  ?? 그런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한다는 말인가?  화학성분으로 만들었거나 말았거나 여부를 떠나 그런말을 하는 게 신통하고 신기하기만 합니다.

 

여하튼 이제는 봉숭화물을 아무때고 손쉽게 들일 수 있는 시대가 되고 말았습니다.

 

내가 어느 사이트의 게시판에 전에 봉숭화꽃 노래를 올린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되었으니 이 노래의 2절에 해당하는 즈음 입니다.

(아래는 그 글을 옮겨 왔습니다.)

 

 

    울밑에선 봉선화야 네모양이 처량하다
    길고긴날 여름철에 아름답게 꽃필적에
    어여쁘신 아가씨들 너를반겨 놀았도다

 

    어언간에 여름가고 가을바람 솔솔불어
    아름다운 꽃송이를 모질게도 침노하니
    낙화로다 늙어졌다 네모양이 처량하다

 

    북풍한설 찬바람에 네형체가 없어져도
    평화로운 꿈을꾸는 너의혼은 예있으니
    향기로운 봄바람에 환생키를 바라노라

 

  때로는 이 노래를 계절에 관계없이 1절 부터 3절 까지 모두 부릅니다.
  특히 3절을 좋아 합니다. 북풍한설 찬바람에 없어져도 환생한다는 혼, 그 혼을 좋아 합니다.

 

   그렇습니다.
  지금이 아름다운 꽃송이를 모질게 침노하여 늙어진 꽃송이가 떨어지는 가을 입니다.
  엠군의 "울밑에선 봉선화"라는 노래와 사연을 보시려면 클릭하십시요.
  위의 파란부분을 클릭하면 무료로 동영상과 노래를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 엠군에서 제공하는 위 동영상은 저작권 침해와 관련이 없으며 처음에 나오는 광고를 조금
      보면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추억의 소프라노 김천애의 노래가 잔잔합니다. )

 

 

 

 

  임진년 가을이 가고 겨울이 왔고, 계사년(癸巳年) 새해가 채 한 달이 남지 않았습니다.

한해를 마루리하고 새해를 맞으면서 봉선화 2절을 새겨 봅니다. "낙화로다 늙어졌다 네모양이 처량하다"...

그러나 "향기로운 봄바람에 환생키를 바라노라" 계사년(癸巳年)이 오는데 어찌 처량하고만 말겠습니까?

"평화로운 꿈을꾸는 너의혼은 예있으니" 새해 계사년이 멋지게 더욱 아름답게 "향기로운 봄바람에 환생키를 바라노라" 

우리에게 다가 오고 있습니다.

 

 송구영신을 뜻있게 하시기 바랍니다.

 

 

 

 


 

 

 

 

 

 

 

 .밝 누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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