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가.. 격렬하고 육감있고 생동감 넘치는 노래...
자장가.. 격렬하고 육감있고 생동감 넘치는 노래... |
자장가는 엄마의 노래이고 아기의 노래이다.
또한 자장가는 우리민족에게는 고요하고 아늑하고 포근하고 서정적인 노래라기 보다 격렬하고 육감있고 생동감 넘치는 노래일지도 모른다.
자장가를 안 듣고 큰 사람을 없을 것이다.
비록 고아로 자라거나 불우한 환경이었다 하더라도 누군가 젖을 먹여준 사람이 있고 잠을 재워주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었을 것이다.
난 자장가를 몇 곡이나 알까?
아이를 업고 잠을 재우면서 몇 개의 자장가를 불러 보았는데 아이의 선호가 분명하다. 여러 자장가 가운데 제가 좋아하는 노래만 부르라고 한다. 다른 노래를 부르고 있으면 "엄마가 섬그늘에 해~"하고 소리를 지른다. 이제 여섯 살이 되었으니 업어서 재울 일은 없어졌지만 지금도 제 엄마가 아이를 재울 때 보면 토닥이면서 "섬집아기"를 부르고, 그러면 언제인지 모르게 잠이 든다.
우리나라의 자장가는 예로 부터 절대 조용하고 아늑하지 않았다던가?
자장가는 대개 아늑하고 포근하다. 우리나라 자장가도 그렇고 서양 음악가가 작곡한 자장가도 그렇다.
그런데 10여년 전에 김준호-손심심 부부가 TV에 출연하여 '우리 소리를 우습게 보지 말라'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는데 달변이기도 하지만 우리소리 즉 국악을 새롭게 해석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 생생히 기억난다.
그 때 그들 부부는 자장가는 절대 조용히 포근하고 아늑하게 부르는 것이 아니란 것이다.
우리나라 엄마들은 아기를 아주 두드려 패듯이 하면서 거칠게 자장가를 불러서 재웠다는 것이다. 벌써 10여년 전의 일이니 지금 정확히 기억할 수는 없지만 아이의 배나 등을 마구 때리면서
" ♪ ♬ ~ 이놈의 새끼야 얼른 자거라 네 애비는 어디가서 오지도 않는데 왜 안자고 야단이냐 자장. 자장.자장. 자장~ 빨리 자거라 이새끼야 ~ ♬ ♪ "
( * 이 가사는 김준호 손심심의 원문가사에 욕설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기억하여 순화 시켰음 )
하고 집을 살피지 않거나 지독한 시집살이를 시키는 시어미에 대한 한을 풀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역시 자장가는 조용하고 아늑하고 포근해야 하지 않을까?
내가 기억하는 자장가는 제일 처음이 국민학교 3학년 때 마스게임하면서 진행곡으로 들려주던 김대현의 자장가다.
" ♪ ♬ ~ 1. 우리아기 착한아기 소록소록 잠들라 2. 우리 아기 둥둥 아기 고요 고요 잠잔다
하늘나라 아기별도 엄마품에 잠든다 바둑이도 짖지 마라 곱실 아기 잠깰라
둥둥아기 잘자거라 예쁜아기 자장 오색 꿈을 담뿍 안고 아침까지 자장 ~ ♬ ♪ "
내가 다니던 국민학교는 6학년 졸업할 때 24반 까지 있었다. 1961년 1학년 입학할 때는 15개반 정도였을 것이다. 그런데 자꾸 전학을 와 학생수가 불어나 1966년 졸업할 때는 24학급이 된 것이다. 1963년 3학년 때는 아마 17학급 정도 였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니 줄잡아 1,500명 정도의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김대현의 자장가에 맞춰 마스게임을 펼쳤던 것이다.
그 다음으로 기억나는 자장가는 아래 노래인데 지금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목일신의 자장가"라고 한다.
제목은 확실히 몰랐지만 다음의 1절은 확실히 기억하고 있고 지금도 노래를 부를 수 있다. (목일신·아동문학가, 1914-1986)의 자장가가 3절까지 있지만 여기서는 아래 1절로 생략한다.
" ♪ ♬ ~ 잘자거라 우리아가 귀여운 아가
복스러운 엄마품에 고이잠들어
아름다운 꿈나라로 웃음나라로
아름다운 꿈나라로 구경가거라 ~ ♬ ♪ "
그러고서 국민학교 5학년 음악책에 실린 것으로 기억나는 섬집아기다. 국민자장가라고 하기도 하는 것 같은데 나는 이 노래가 자장가라고 생각을 못하고 불러 왔다. 지금 여섯 살인 아이에게 제 엄마가 자꾸 불러주는 것을 들으면서 자장가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 섬집 아기
" ♪ ♬ ~ 1.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2. 아기는 잠을 곤히 자고 있지만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갈매기 울음소리 맘이 설레어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 노래에 다 못 찬 굴바구니 머리에 이고
팔 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엄마는 모랫길을 달려옵니다 ~ ♬ ♪ "
1966년 국민학교 6학년 음악책에는 두 개의 자장가가 실려 있었다. 첫 번째 노래는 제목을 방울소리로 기억하는데 나귀목에 달린 방울을 뭐라고 할까? 내가 살던 지방에서는 이렇게 동물의 목에 달아준 방울을 핑경이라하고 그 소리를 핑경소리라 하였다. 그런데 얼마전에 '워낭소리'란 영화가 나왔는데 소의 목에 단 방울만 워낭일까?
두번째 노래는 강소천 작곡의 여름이라는 동요인데 원곡이 자장가가 아닐 수도 있지만 해바라기와 강아지가 해를 쫒고 닭을 쫒다가 잠이 들었다고 하니 자장가라고 생각하고 불러왔다.
** 방울소리
" ♪ ♬ ~ 방울소리 쩔렁쩔렁 우리아기 깨겠네
나귀목에 나귀목에 솔방울을 달아라
우리아기 예쁜아기 잘도자네 자장 자장 ~ ♬ ♪ "
** 여름
" ♪ ♬ ~ 울밑에 해바라기 꼬-박 꼬-박
맴돌다 맴돌다 잠이 들고
앞마당에 바둑이 쌔근 쌔근
닭쫓다 닭쫓다 잠이 들고 ~ ♬ ♪ "
다음이 중학교에 가서 배운 슈베르트의 자장가다. 국악전래자장가도 많고 국내외의 이름난 작곡가의 자장가도 많다. 홍난파를 비롯하여 슈베르트 모짜르트 브람스 등 많은데 외국 작곡가의 자장가 가운데 유일하게 내가 좋아하는 자장가가 슈베르트 자장가이다.
" ♪ ♬ ~ 잘자라 잘자라 노래를 들으며
옥같이 어여쁜 우리 아가야
귀여운너 잠잘적에
하느적 하느적 나비 춤춘다 ~ ♬ ♪ "
* 김대현 자장가 http://youtu.be/aaqkCCiwvXU
< 임태경의 이 노래는 너무 미성을 내어 노래의 진미가 안 나는 것 같다. 더 자연스럽게 부르는게 좋았을 것 같다. >
자장가는 엄마의 노래이다.
그리고 자장가는 아기의 노래이다.
또한 자장가는 우리민족에게는 고요하고 아늑하고 포근하고 서정적인 노래라기 보다 격렬하고 육감있고 생동감 넘치는 노래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나는 지금도 자장가를 즐겨 부른다.
아늑하고 조용하게가 아니라 힘차게...
.밝 누 리.
[밝은 우리의 온 삶터]
-밝은 밝음이며, 온은 따뜻함(溫)이고 모두(全 온통)이며, 누리는 살아가는 세상이고 살아가는 역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