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이 오면 >>  1993년 11월 25일, 며칠간 눈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 눈이 오면 >>

 

                 눈 이 내리면

                 눈을 따라 나서면

                 마음은 30년 전으로 돌아가

 

                 당산나무골 모든 아이

                 대밭 모퉁이 깔크막으로 모여

                 찌크럼을 타며 소리 지르고 뒹글고

                 눈이 나려 거기에 반짝 반짝 길을 내

                 온 겨울 내내

                 시시 때때로 모여서 뒹글던곳

 
                 이제는 마음의 고향......

 
                 온산에 하얗게 핀 눈꽃을 마중하러

                 올 겨울에도

                 어디론가 떠난다는

         
                 그리하여

                 사랑을 노래하고

                 삶을 노래하고

                 꿈을 노래하고

                 추억을 노래하고

                 보고픔을 노래하고

                 그리움을 노래하고

 
                 말 못할 마음으로

                 훨훨 날리는 눈을바라보며

                 가고 또 가고

                 눈을 따라 나서리라

                 올 겨울에도.

 

             ( 깔크막 = 비탈길,언덕길.  찌크럼 = 미끄럼 )

          

 

 

  1993년 11월 23일

한해가 저물어 가는데 19년 전 그해에도 일찍 눈이 내렸던 것 같습니다.

이 눈은 이후 사흘을 이어져 25일까지 내렸던 것 같습니다.  내가 다른 게시판에 올린 글을 보니 그렇습니다.


 

  시인이 아니면 싯구와 같은 글을 쓰면 안 되나요?

<눈이오면> 눈이오면 마음은 늘 포근하고, 그래서 마음은 고향이 되고...

19년 전에 그런 마음으로 위의 글을 노변정담에 올렸던 것 같습니다.

 

요즘 일기예보에서 비가 온다면서 지방에 따라 눈이 온다고 하고, 신문에 소백산의 설경이 실린 것이 벌써 며칠전 일이니 제법 여러곳에 눈이 내렸으리라 여겨 집니다.


  올 겨울은 유난히 춥다는데 눈이 많을까 걱정입니다.

"♪ ♬ 하얀 눈위에 구두발자욱 바둑이와 같이간 구두발자욱 누가 누가 새벽길~~ ♬ ♪"

눈이 좋긴 하지만 녹을 때면 생활하기 불편한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육사의 :『육사시집』(1946) "이 시집 톱10에 이 글 아랫자락에 걸었습니다.

눈이 오는 것이 마냥 기쁘려면 육사처럼 매화향기가 홀로 아득한 곳에 목마타고 오는 초인이 있는 땅을 찾아서 겨울을 나면 되겠습니다.

 

올 겨울에는 목마타고 오는 초인이 있는 매화향기 홀로 아득한 곳을 찾아서 아무 걱정없이 지내야 하겠습니다.

 

 

 * ‘한국 시집 톱10’ 평론가 75명 선정

1. 김소월『진달래꽃』(1925)    2. 서정주『화사집』(1941)    3. 백석 사슴』(1936)    4. 한용운『님의 침묵』(1926)    5. 윤동주『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948)    6. 정지용『정지용시집』(1935)    7. 이상『이상선집』 (1956)    8. 김수영『달나라의 장난』(1956)    9. 임화『현해탄』(1938)    10. 이육사『육사시집』(1946)

 

 

 

윗글은 1993년 11월 23일 노변정담에 올린 '눈이 오면.'입니다.

 

 


 

 

 

 

 .밝 누 리.

 [밝은 우리의 온 삶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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