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인생.. 하나 둘둘 세로 다섯 여섯... 하나 둘둘 세로 다섯 여섯... 무전기, 전화, 삐삐, 벽돌폰, 시티폰, 피처폰, 스마트폰, SNS... |
전화인생
메일, 쪽지, 문자, SNS 다 좋지만 앞으로도 나는 소통의 제일을 음성통화로 두고 살아갈 생각이다.
난 1970년대 중반 군대생활을 S3(작전서기병) 보직이어서 무전기를 매고 다녔다.
"하나 둘둘 세로 다섯 여섯, 하나 둘둘 세로 다섯 여섯, 공구팔칠육오넷삼둘하나 횡단로 셋에게 당소 횡단로 하나. 감량이상"
"당소 횡단호 셋, 귀소 감량 포바이 포, 삼삼양호다. 이상"
"귀소 당소집으로 두꺼비 네 살 짜리 두 마리만 홍길동하라. 이상"
먼저 "하나 둘둘 세로 다섯 여섯~" 이하는 무전으로 상대를 부를 때 벨소리의 역할을 한다. 그리고 "횡단로 셋~"이하는 무 전망에 연결된 상대방을 부르는 신호다. 그리고 두번 째 "귀소 당소집으로~"이하는 두꺼비 진로소주 너홉 들이 두 병을 보내달라는 말이다. 무전병이 따로 있지만 S3는 필요에 의해 훈련간에 무전기를 매지 않을 수 없었다. 음어판이란 게 있고 교신을 음어로 하게 되어 있었지만 1970년대 중반의 군부대에서 무전교신은 위와 같이 부르고 답하고 하였다.
이렇게 무전기를 사용하는 것도 전화라고 친다면 나의 전화인생은 군대생활하면서 무전기를 맨 데서 지작하였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0130은 KT파워텔( www.ktp.co.kr )인테 전국을 무전전화 통화권으로 하여 사용할 수 있다. 이 0130의 무전통화는 전국이 무료라서 좋고, 또한 이동통신 휴대폰 번호를 별도로 받아 이 무전전화기 단말기에 피처폰은 물론이고 스마트폰으로 사용할 수 있어 듀얼폰이라고 한다.
난 군대가기 전까지는 거의 전화를 몰랐다.
친척 친지 친구의 집에 전화가 없었으니 전화할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때는 백색전화라고 하여 드물게 전화있는 집이 있었지만 전화가 없어도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70년대 이전의 백색전화는 80년대까지 이어졌다. 내가 처음 방안에 전화를 설치한 것은 내 명의가 아닌 다른 집 전화를 뿌라치(*)하여 사용한 것이었다. 사용료를 상당히 주었고 어쩔 수 없이 연결하여 주었으나 전화 주인의 텃세가 보통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렇게 남의 전화를 빌려서나마 전화를 쓸 수 있었으니 큰 행운이었던 셈이다.
(* 쁘라치 - bridge. 다리, 교량의 왜식倭式 발언)
70년대 중반에 군대에서 제대하여 집에 가니 이사가고 없었다.
전화가 없는 시절이라 발품을 퍽 팔아서 어렵게 집을 찾아 갔는데 전화가 없던 시절의 이야기라 할 수 있겠다. 학창시절에 펜팔이 유행했고 나도 몇 사람과 편지를 주고 받았었는데 이도 전화가 없기에 있을 수 있었던 일일 것이다. 경북 선산군의 어떤 아가씨에게 습자지라고도 하고 미농지라고도 하는 아주 얇은 종이 50여장 짜리 편지를 받아 본 적도 있다.
1970년대 후반 집에 불이 났는데 휴대전화가 없던 시절이니 퇴근하고 집에 가서야 불난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사 간다는 연락을 못한 것, 펜팔을 한 것, 불났다는 연락을 받지 못한 것, 전화가 없어서 겪은 불편들이지만 당시로선 이 게 전화가 없어서 겪는 불편이란 사실을 인식조차 하지 못했었다.
80년대가 되고 카폰이란 게 등장하였다.
83년쯤이었던가? 당시 나는 어떤 백화점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어떤 유력인사의 차에 내 돈을 들여 카폰을 달아 준 적이 있다. 이분이 당선되기 전에는 늘 찾더니 당선되고 난 후에는 바빠선지 연락이 잘 되지 않아 나도 아직 설치하지 않은 카폰을 그의 차에 설치하여 주고 이젠 아무때고 연락할 수 있다고 좋아하였었다. 아무튼 당시로선 차에 장착하여야 하는 큰 전화기였지만 신기하고 이상하고 하였다. 80년대 중반쯤에 나도 집에 전화를 놓게 되었었고 어느 때 부터인가 삐삐를 사용하였다.
< 모토로라 9800XT 일명 벽돌폰 >
1987년에 난 모토로라 휴대폰을 마련하였다.
물론 그 이전에 삐삐를 사용하였지만 여기선 생략한다. 벽돌폰이라고 하기도 했는데 큼지막한 이 휴대폰을 나는 호신용구라 하며 아예 끼고 살았썼다. 폰의 본체와 밧데리를 분리하면 거의 흉기수준으로 양손에 하나씩 쥘 수 있었는데 위급상황에선 호신용으로 사용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에 오래도록 모토로라 벽돌폰을 사용하였다. 퍽 무겁고 가지고 다니기 힘든 거대한 휴대폰을 수 년 동안 들고 다녔으니 요즘의 폰 크기와 무게를 생각하면 격세지감이 아니라 원시시대와 정보화시대 만큼의 차이는 아니라해도 아주 큰 차이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 커다란 휴대폰이 당시로선 귀물이었었다. 이 폰을 들고 1992년에는 울릉도를 갔었는데 기지국이 없어 섬 어디서나 통화가 되지 않았으나 성인봉 꼭대기에서 터져 환호성을 올린 것이 지금도 생생히 기억에 남는다.
< 시티폰. 휴대폰 처럼 들고 다니면서 어디서나 집전화 요금으로 통화하였음 >
90년대 들면서 휴대폰이 점차 범용화 되어갔고 집전화는 이젠 없는 집이 없게 되었다.
2000년대 초였던가? 특이한 휴대폰이 있었는데 시티폰이란 것이 한국통신(현 KT의 전신)에 서 나왔다. 예나 지금이나 비싼 통화료가 부담이었는데 들고 다니면서 집전화처럼 쓰는 시티폰이 퍽 유용하여 난 여러대 마련하여 나도 쓰고 직원들도 쓰도록 하였는데 나중에 이 사업을 중단하면서 일반 휴대폰을 한 대씩 무료로 지급하여 주었었다. 사업자가 수익성이 없다고 사업을 중단하여 퍽 아쉬웠었는데 요즘 음성통화요금이 무료화 되고 있는 추세이니 이젠 시티폰 서비스가 전혀 필요없는 시대가 되었다.
지금 내가 쓰는 휴대폰은 두 대이다.
한 대는 1990년대 초 부터 쓰던 번호를 바꾸지 않고 계속 쓰고 있고 또 한 대는 010인데 둘 다 스마트폰이 아닌 피처폰이다. 난 문자를 사용하지 않는다. 전화통화로 충분한데 무슨 문자인가? 내게 문자 보내는 사람이 있으면 확인하고도 연락을 하지 않는다. 나중에 연락이 오면 난 아예 문자를 사용하지 않으니 다음부터는 보내지 말라고 한다. 그러다 보니 스팸문자가 아닌 문자는 거의 받는 일이 없다.
어떤 사람이 스마트폰에 매여서 사는 것이 힘들어 없앴다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난 아예 문자 사용마저도 안하는 것이다. 그래도 아무 문제가 없다. 더우기 이번에 SKT에서 가입자끼리 무제한 음성통화가 가능하도록 한다고 하고 KT도 같은 서비스를 한다니 나 같이 음성통화를 우선으로 하는 사람으로선 아주 잘 되었다.
나는 전화번호로 7777을 좋아한다.
집전화도 080도 011도 010도 0505도 0130도 모두 7777번이 있다. 가끔 번호를 팔라는 연락이 온다. 지난 02월에도 번호 하나를 85만원에 팔라는 문자를 받았다. 신문을 보니 앞으로 좋은 번호를 매매할 경우 통신사에서 제재할 것이라는데 어떤 제재가 있는지 모르지만 난 이런 번호를 팔 생각이 전혀 없다.
앞으로도 소통의 제일 수단은 전화가 될 것이다.
어머님께 날마다 전화를 하여 안부를 여쭈고, 업무와 개인용도의 전화를 많이 주고 받는다. 월 전화요금이 휴대폰 요금을 포함하여 10만원 이하로 내려간 적이 거의 없다. SKT에서 가입자 끼리 무료통화가 되도록 한다고 해도 나의 전화요금이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이젠 스마트폰.. 손안의 컴퓨터 시대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은 대부분 SNS을 사용한다. 그런데 요즘 SNS를 떠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한다.
* [토요 FOCUS] SNS를 떠나는 사람들... 사생활 털리고 스팸 홍수…쓸수록 피로감 http://me2.do/FaLSinrC
난 휴대폰 문자를 사용하지 않는데 SNS를 왜 사용 하겠는가? 앞으로도 그렇다 블로그는 사용하겠지만 SNS는 사용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러니 손안의 컴퓨터라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더라도 SNS로 소통하지 않을 생각이다. SNS 계정을 만들고, 거기에 나의 생각을 말하는 데 까진 하겠지만, 누군가가 나의 글을 많이 읽어 주고, 동의하여 주기는 바라지 않는다. 그것은 내가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음성통화로 정답을 나누고 소식을 주고 받으면 되지 뭘 그렇게 복잡하게 살 필요가 있겠는가?
전화인생.
옛날 처럼 편지를 써서 인편에 보내고, 이제은 우표를 붙여 편지로 보내고, 혹은 택배로도 보내고, 하지만 전화가 얼마나 편리한가? 내 목소리를 즉시 실시간으로 상태방에게 전하고 받을 수 있으니 이 보다 더 좋을 수 있는가? 그러니 메일, 쪽지, 문자, SNS 다 좋지만 앞으로도 나는 소통의 제일을 음성통화로 두고 살아갈 생각이다.
.밝 누 리.
[밝은 우리의 온 삶터]
-밝은 밝음이며, 온은 따뜻함(溫)이고 모두(全 온통)이며, 누리는 살아가는 세상이고 살아가는 역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