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1) 깨, 김장배추, 무, 알타리, 고구마,봉숭아..(2) 외할머니, 상사화, 나리꽃, 도라지꽃, 메꽃...


* 여름(1) 깨, 김장배추, 무, 알타리, 고구마,봉숭아..


  외할머니.
노랫말에 '외할머니'가 들어간 노래가 있다. 난 할아버지 할머니는 안 계셨고 오직 한 분 외할머니가 날 퍽 예뻐하셨던 기억만 있는데 노랫말에 '할머니'가 들어간 노래도 거의 없지만 '외할머니'가 들어간 노래는 아예 없다고 생각 된다.
오늘(2013.08.12 월요일)이 말복이다. 중복지나고 말복도 지나고 전국이 폭염특보가 내려지고, 모든 것을 키우는 여름이 가고 있다. 여름에 참깨를 수확한다는 것을 나는 이제야 안다. 또 깨를 베어낸 자리에 김장배추며 무 알타리무 등을 심을 수 있다는 것도 이제야 안다. 곁들여 매년 보는 도라지꽃 나리꽃 달맞이꽃이 한 여름에 핀다는 것도 새삼 알게 되었다.
(이 글은 내용이 길어질 것 같아 나누어서 한 번 더 쓸 생각 입니다.)

 

지난 주말(2013.08.10 토요일) 참깨를 베었다.
종묘상에서 깨 500알이라던가? 깨 씨앗 한 통을 9천원에 사다가 4월말경에 참깨씨 두 개씩을 이랑 좌우에 두 줄로 심은 것이 농약도 비료도 하지 않은채 거의 손을 쓰지 못했는데 어느날 보니 꽃이 무성하였고, 두어 달 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깨를 벨 때가 된 것이다.

 

             < 내가 심어 농약과 시비를 한 번도 안하였는데 두어 달 사이에 어느덧 풍성한 깨를 수확하게 되었습니다. >


농군도 아니고 주말농군도 아니고 건달농군 주제에 이런 풍성함이 공짜인 것 같아 흡족하다.
깨를 수확하기 까지는 아직 손이 많이 가야 한다고 한다. 묶어 세워서, 마른 다음에 털어서, 다시 깨를 햇볕에 잘 말리기 까지 여러번 손이 가고. 이 깨를 요리할 때 넣어 먹기도 하고, 깨소금도 만들고, 방앗간에 가서 참기름을 짜기도 하는 것이다.


지난달(2013007)에 지난해 수확한 깨를 몇 됫박 가지고 참기름을 짜러 갔는데 어떤사람이 보더니 '보약 입니다. 보약..'한다. 유명 메이커에서 파는 참기름이 있지만 직접 깨를 재배하여 짜먹는 것과 비교할 수 없으니 보약이라고 하는 것일 것이다.


위 사진의 깨를 베는데 중간에 나팔꽃이 피어 있었다.
난 나팔꽃이 농작물에 해롭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나팔꽃 줄기가 깨를 감고 올라 깨의 생육을 방해하고 깨를 벨 때도 보니 방해가 된다. 역시 모든 것은 제 자리가 있는 것같다. 깨를 베어 장마가 끝났다는데도 비가 오락가락하니 처마 밑 비가 안 들치는 곳에 나란히 세워 말려 두었다.


깨를 좌우 두 줄로 심었는데 그 사이에 100여포기 한 판을 1만원에 사온 김장배추용 배춧모를 심는다. 다음엔 알타리 무와 김장무를 심는다.  김장철이 되어 막상 김장은 절임배추를 사다 담더라도 심어서 수확한 배추와 무는  묶어서 달아 매어 시래기로도 쓰고 염장배추나 우거지로 김장에 넣어도 되니까 버릴일을 없을 것이다. 한나절의 수고로 농약도 거름도 주지 않고 가을까지 잘 자랄 것이고, 수확하게 되면 김장김치가 되고, 시래기가 되고, 염장배추가 되고, 우거지가 되어 밥상을 풍성하게 할 것이다.

 

 

 

봉숭아가 눈에 띈다.
고구마를 몇 이랑 심었는데 그 고구마의 한 쪽 자락에 절로 자란 봉숭아이다. 봉숭아는 봉선화라고도 하는데 둘 다 표준어란다. 간혹 봉숭화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사투리란다. 내 생각에는 봉숭아 봉숭화 봉선화 다 맞는 말일 것 같은데, 굳이 표준어에 봉선화를 넣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

 

 

< 우리 텃밭의 봉숭아를 내가 동영상을 줌 기능을 활용하여 촬영하였습니다. 떨어진 꽃이 보입니다. >

< 봉선화, 텃밭 고구마 밭 가의 봉숭아 꽃이 낙화하였다. 난 가을이 지나야만 낙화하는 것으로 알고 지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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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언간에 여름가고 가을바람 솔솔불어
   평화로운 꽃송이를 모질게도 침노하니
   낙화로다 늙어졌다 네모습이 처량하다."


* 봉선화鳳仙花. 소프라노 김천애 노래(1940년대 녹음) <== 클릭   http://youtu.be/d0ElJJ1xu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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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숭아 <== 클릭 "전체듣기"에서 봉숭아 노래 1~3절을 들을 수 있습니다.   http://me2.do/GzBGEmm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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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 작사 홍난파가 작곡의 봉선화라는 노랫말 때문에 내가 혹하였나 보다. 대부분의 식물들은 잎도 꽃도 시시때때로 지고 또 피어나는 것을 굳이 낙화가 때 맞춰 한 번에 되는 것으로 생각했다.


지난해(2012년) 가을에 캔 고구마는 올 5월까지 먹었다. 그리고 올해 새로 고구마를 새로 심었고 얼마전 고메김치(*)를 담아 먹기도 하였다. 고구마 골에 풀이 가득한데, 그리고 줄기를 거둬서 들춰줘야 밑이 제대로 든다는데 그럴 여가가 없어 그내로 두기로 했다. 욕심낼 것 없이 캔 만큼만 먹으면 될테니까..

 

               ( * 고메김치 : 고구마줄기김치. 거제도 남쪽 대마도 가까이 있는 욕지도에서는 고구마를 고메라고 한다.

                                   고구마 줄기 김치는 고메김치라고 하고..                                                                   )

 

 

 

나는 아무리 더워도 덥지 않게 여름을 잘 보내고 있다.
번화하고 시끄럽고 복잡하고 현란스러워도 나는 나대로 여름을 멋있게 보내고 있다.
상사화도 피었고 도라지꽃 나리꽃 더덕꽃도 피었다.
이 이야기는 너무 한 번에 마치기엔 너무 장황할 것 같아 이어서 다음에 한 번 더 이야기 하려고 한다.

 


 










.밝 누 리.

[밝은 우리의 온 삶터]

-밝은 밝음이며, 온은 따뜻함(溫)이고 모두(全 온통)이며, 누리는 살아가는 세상이고 살아가는 역사 입니다-

Posted by korea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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