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 농군이 애기똥풀과 산벚을 벗하여...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묶어서 주말을 보냈습니다.
토요일 하루는 밭에 여러모종과 씨앗을 심고, 일요일(05.05)엔 유원지에 가서 그네도 뛰고 배도 타고하
였습니다.  세상사 둥글둥글이라 하였는데 하필 돈 많이 들여서 행락을 나서지 않았지만 즐거웠습니다.

  나물먹고 물마시고 들판에 누워 밤이면 이슬에 젖어도 행복하다고 하였는데 이만하면 격앙가를 불러도 되겠구나... 하였습니다.

  

  지난해에는 05월 17일에 "주말농군, 이틀농군..."이란 글을 여기에 올렸습니다.

그런데 올해(2013년)는 "1박 2일 농군이 되어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묶어서 주말을 보냈습니다.
토요일 하루는 밭에 여러모종과 씨앗을 심고, 일요일(05.05)엔 유원지에 가서 그네도 뛰고 배도 타고하였습니다.  세상사 둥글둥글이라 하였는데 하필 돈 많이 들여서 행락을 나서지 않았지만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아직은 하루 농군노릇을 하였을 뿐인데 그래도 글을 쓸 자료가 있습니다.  나는 살피는 집이 여러 곳입니다.  내가 사는 집, 주말이면 지내는 집, 애의 집, 어머니의 집, 또 이번 주말(2013. 05.04 토 ~ 05.05 일요일)에 가서 묵으며 일한 집, 거기에 밭에 놓인 콘테이너에도 싱크대며 들마루 까지 놓아 한 몫 합니다.


밭이 가장 넓은 곳은 물론 콘테이너가 놓여 있는 밭입니다. 다음이 이번 주말에 일하고 온 집의 텃밭입니다. 지난 토요일 아침부터 시작하여 먼저 호박고구마 순 넉단을 심었습니다. 지난해는 석 단을 심었는

데 군데군데 죽은 게 많았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호박고구마는 잘 죽으니까 베게 심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올해는 한 단을 늘려 넉 단을 심은 것입니다.

< 위 : 왼쪽 이랑은 감자를 심어 흙으로 북을 준 것이고 오른쪽은 움튼 씨감자를 놓아둔 것 >

< 가운데 : 씨감자의 움튼 모습 >

<내가 친 밭이랑. 힘이 장사여서 너무 골을 깊게 팠다고 웃습니다. 1박 2일 농군이 그렇지...>


이어서 감자를 심습니다. 2~3주전에 씨감자를 마련하고 소독제로 소독하여 흙에 묻어 두었더니 알맞게 싹이 자랐습니다. 겉보기론 모르겠더니 땅을 헤집자 위 사진 오른쪽 처럼 움이 돋아 있어서 심은 것입니다.


이어서 돈을 주고 로터리를 쳤는데 빠진 부분을 내가 삽으로 이랑을 내는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난 실제 삽질을 참 못합니다. 군대에서도 삽질을 시켰다가 답답하다고 열외를 시켰줬을 정도로 서투릅니다. 아마 다른사람이라면 채 30분도 안 걸렸을 조그만 이랑 세 개를 치는데 족히 두 시간은 걸렸을 듯 싶습니다.  위의 사진가운데 가장 아래 사진이 내가 친 밭이랑 입니다.


그러고는 내가 친 이랑에 호박 오이 참외 등을 심었습니다. 이어서 가지 고추 야콘 등을 심었습니다. 야콘이 지난 겨울 추위에 죽어 시장에 모종이 귀해 한동안 돌아다녀 겨우 구하였는데 1m 간격으로 널직히 심어야 한다기에 널직 널직 심었습니다.

 

   다음은 두충나무 가지치기 입니다.
두충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농작물에 햇볕이 들지 않는다고 끙끙대며 가지를 톱으로 잘라 냅니다. 그런데 졸졸 따라 다니던 여섯살 아이가 "우와~ 애기똥풀이다."라고 탄성을 올립니다. 돌아보니 정말 밭 가장자리 넘어 숲가에 애기똥풀이 노랗게 무리를 이루었습니다. 지난해 다섯살 때 아침이면 산책을 하면서 일러주었던 꽆을 잊지 않고 있는 게 신통합니니다. 일하다 말고 애기 손을 잡고 꽃구경을 나섭니다.

카메라가 없으니 어쩝니까? 흔한 스마트폰도 없고.. 피처폰에 달린 200만 화소 카메라로 도전에 나섭니다.

< 위 : 군락을 이뤄 피어있는 애기똥풀 >
< 가운데 : 옆에 핀 민들레. 꽃대 하마는 토종, 여러개는 외래종? 맞나요? 꽃송이가 유난히 큰 민즐레를 만났습니다 >
< 아래 : 들국화를 찍으려다 우연히 폰의 화면에 잡힌 나무. 죽은 가지일까요? 움도 보이지 않는데...? >

 

오늘 심은 것이 고구마 감자 수박 오이 참외 가지 고추 야콘 옥수수 등입니다. 또 수세미 모종도 준비하였는데 주말에 지내는 집에 심기로하였습니다.  하루 농군만으로도 뻐근합니다. 저녁에 흙냄새가 가득한 방에 누우니 잠이 절로 듭니다.

 

  자고 일어나 일요일(2013.05.05) 아침 산책을 나섰습니다.
우리나라는 산자수명山紫水明이라는 말이 과연 맞는 말입니다. 아직 안개가 걷히지 않았는데 연두빛 신록에 햇살이 비치자 산벚이 여기저기 피어있는 모습이 가히 절경입니다. 철따라 바뀌지만 봄엔 이렇게 신록속에 산벚이 필때가 가장 아름답습니다. 

  집앞에 민박을 겸하여 오토캠핌장을 운영하는 곳이 두 곳이 있는데 그 앞까지 거닐면서 새소리 바람소리 안개소리 햇살소리에 취합니다.  오늘 어린이날이 아니라면 좀더 거닐고 싶은데 애랑 놀러가기로 했으니 돌아서 집으로 향합니다.

 

< 위 : 냇물 건나 앞메산에 벚꽃이 여기저기 핀 사이로 아침햇살이 스며들었습니다. >
< 가운데 : 밭가에 핀 산당화. 가지가 많아선지 산당화로 울타리를 한 집도 있습니다. >

< 아래 :  농협에서 운영하는 주말농장. 팻말 하나가 한 가족의 농장 >

 ( 사진을 내가 가진 휴대폰의 200만 화소 폰카로 찍어서 생생한 맛이 덜한 것 같습니다. )

 

  집앞에 농협에서 분양한 주말농장이 있습니다.
지난해 까지는 없었는데 올봄에 주말농장을 만들어 두이랑을 20m 길이로 분양한 것이니 약 6평(20㎡) 씩 분양한 것 같은데 소란스러우면 어쩌나 걱정했더니 차 몇대가 서 있고 몇몇 사람이 밭에 들어 일하는 모습이 보일뿐 괜찮아서 마음이 놓입니다. 마음속으로만 주말농장이라면 제초작업을 하더라도 비닐을 씌우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아래는 지난해(2012년) 05월 17일 쓴 "주말농군, 이틀농군..."이라는 글을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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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농군, 이틀농군...

 


평생 농사라고는 뭔지 모르고 살았지만 이제 새삼 농군 노릇을 하는 일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모든 게 서툴러 농군이라고 말 붙이는 것이 정말 농군들에게 미안한 일입니다.

그래도 요즘 정말 농군들은 모두 기계로 하는 것 같은데 손으로만 하였으니 힘은 더 들었지요.

지난 주말동안 이틀농군이 되었습니다.
밭에 고구마 심고, 하지감자 심고, 옥수수 심고, 밭둑에 필요없이 자라 그늘을 만드는 뽕나무 가지들을 쳐내고, 일이라고는 모르는 사람이 허리가 뻐끈 합니다.

앗! 곤드레 나물.
장꼬방(*) 한쪽에 자라오른 곤드레 나물을 발견하고 바로 곤드레 밥을 지었습니다.
물론 저는 할 줄 모르니 곤드레 밥을 맛있게 먹었을 뿐입니다.
(* 장꼬방 혹은 장꽝: 장독대의 사투리인가요? 그래도 이런 글에는 이 말이 참맛이 납니다.)


한 달쯤 후에는 메주콩을 심을 생각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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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밭이랑이 좀 남았고 들깨와 참깨를 심자는데 하루 더 일해야 하겠습니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묶어서 주말을 보냈는데 아직 못다한 이야기가 남아 다시 한 번 글을 써
야 하겠습니다.
여기에 어린이날 이야기까지 하기엔 너무 장황해서 입니다.
세상사 둥글둥글이라 하였으니 이렇게 둥글둥글 즐겁게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밝 누 리.

[밝은 우리의 온 삶터]

-밝은 밝음이며, 온은 따뜻함(溫)이고 모두(全 온통)이며, 누리는 살아가는 세상이고 살아가는 역사 입니다-

Posted by korea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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