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PC통신이 챙기고 초 채팅(Chatting)이란 것이 시작 되었습니다.
각 PC통신의 채팅방에 들어가면 나어린 사람들이 장남삼아 별명을 사용하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38세 때 처음 원로방(元老坊)에서 원로방교실(元老坊校室)을 시작하여 첫 교실을 열고 강의를 하면서 60넘으신 어르신들의 이름을 부르기가 민망할 때가 많았습니다. 출석을 부르거나 할때는 그냥 "존칭은 생략합니다."라고 하고 이름을 죽 부르기도 하였지만 개인을 불러야할 경우 이름에 씨를 붙여 부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생각끝에 PC통신 채팅실에서 사용하는 별명을 붙이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원로방 차원에서 호갖기 운동을 시작하였습니다.
(* 원로방 <-클릭.. 1992년 창설된 우리나라 최초의 60이상 남녀 어른들의 PC통신 그룹)

택호(宅號). 옛날에는 결혼하면 여자분들은 대개 친정집 향촌의 이름을 따라 택호를 붙였습니다.
제가 살던 어렸을 때 살던 마을에도 하박굴댁, 원동댁 등 집집마다 택호를 붙여 불렀는데, 그 집 바깥어른에게는 그 택호에 '양반'을 붙였습니다. 하박굴양반 하박굴댁, 원동양반 원동댁..저의 어머니는 숙실댁이었고 그러니 저의 아버님은 숙실양반이었습니다.
제 고향에서는 이 댁(宅)을 '떡'으로 불렀습니다. 제 어머니는 숙실떡이고 아버지는 숙실양반이었습니다.

그런 설명을 당시 PC통신의여러 게시판에 올리고 호응하는 사람부터 자호(自號)하시거나동호회 회원들 끼리 서로 작호(作號)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가운데 솔잎(SOLLIP) 작호하던 일이 생각 납니다.
난 솔잎여사라고 불렀지만 어떤분들은 솔잎부인이라하고 혹은 솔잎댁이라고도 했습니다. 어느날 솔잎여사의 부군께서 "나는 소나무입니다." 하고 따님은 "나는 솔방울"이라고 하였다는 말을 솔잎여사에게 들었습니다.
(이금희) 솔잎부인의 작호 뒷이야기.... http://blog.paran.com/il11/1216244
`솔잎`, `솔잎 댁`, OOO님. http://blog.paran.com/il11/1216248

봉호(封號) 시호(諡號) 등 호는 옛 우리 선조들의 생활과 밀접하였습니다.
현대에 이르러 호(號)를 일반인들은 잘 사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옛날에는 20세만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호(號)를 가졌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의 블로그나 클럽 등에서 보니 동명이인이 많은데다가 역시 이름을 거명하기에 곤란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모두들 호(號)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號는 어른이라해도 '님'이나 '씨'같은 경어를 붙이지 않아도 불경이 아닙니다. 퇴계 이황의 경우 퇴계선생하고 경어를 붙여도 되지만 퇴계가 말하길 처럼 그냥 號만 불러도 불경이 되지 않습니다.
동명이인을 구별하고, 이름을 부르기 거북함을 없이하고, 더욱 친근감 있게 부를 수 있고.. 또 때에 따라서는 호를 가지고 시대별 구분을 할 수도 있고.. 의제(毅齊) 허백련(許百鍊) 선생의 경우 젊어서는 의초인(*毅樵人)이라 하다가 나이들어서는 의제(毅齊)라 하였고 노년에 이르러서는 의도인(毅道人)이라 하였습니다. 예술인들은 일반인들과 달리 '號내리'라는 행사를 통하여 실력이 갖추어졌을 때 스승이 엄격하게 號를 내려 주었다고 합니다.
(*의초인, 樵-땔나무꾼 초. 즉 자신을 낮추어 나무꾼에 빗대어 이른 호 입니다.)

저는 처음엔 '일정(一丁)'이라고 하다가 지금은 ' .밝 누 리. '라 합니다. 일정은 첫째 사나이, First Man이란 의미로 자호(自號)한 것이며, ' .밝 누 리. '는 '밝'이 광명을 숭상한 우리민족을 뜻하는 말이고 '누리'가 살아간다는 의미와 함께 살아가는 곳의 의미도 있어서 [밝은 우리의 온 삶터]하면 '밝게 살아가는 것'이고 또한 '밝게 살아가는 곳'이란 뜻도 있습니다.
이 글은 저의 號 ' .밝 누 리. '를 설명 하려는 것이 아니니 하나만 첨언하자면 "밝"은 "밝달"이 되어 "배달"이 되기도 하고, "백"이 되어 "밝의민족(* 백의민족)"이 되기도 합니다.
(* 흔희 백의민족(白衣民族)이라고 하지만 실제는 "밝의민족" 즉 광명을 숭상한 민족이라고도 합니다.)


온-오프라인 어디에서고모두들 號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동명이인을 구별할 수 있고, 이름을 거명하기 곤란한 경우에 좋으며, 별도로 경칭을 붙이지 않아도 경칭이 되며, 친근감 있게 부를 수 있고, 시대별 구분을 담는 등 본인을 여러가지 의미를 담아 설명할 수 있으니 좋겠습니다.

제가 여러 사람의 號를 사용하여 게시판에 올렸던 글을 하나 소개 합니다.
詩人의 마음...... http://blog.paran.com/il11/1216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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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풍명월이라 하였거늘
바다가 있고
술이있고
임이 있는데
어찌 시가 빠질소냐.

백일장을 할까보다.

샅자리 깔아놓고 운을 띄울까 보다.

밀밭 시인
솔잎 시인
은행잎 시인
폴 시인
청 시인
金馬 시인
경연을 벌일까 보다.

푸른 물결이 넘어들어
갯변을 휩싸거든
거기 뛰어들어
포말을 뒤집어 쓰고
시인의 마음이 되어
한수 시를 읊을까 보다.

(* 밀밭. 솔잎. 은행잎. 폴. 청. 金馬 가 모두 1993년PC통신 게시판에서 활동하던 號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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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 누 리. 나 용 주
[밝은 우리의 온 삶터]

Posted by korea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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