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목월-나그네
그때는 보리가 익어가는 때이기도 하지요. 아름다운 저녁놀을 보는 느낌은 시대와 동서양이 달라도 다르지 않은 모양 입니다. 밀레의 만종이나 이삭줍기도 밀을 추수한 농부들이 저녁놀을 뒤로하고 있는데 바로 밀을 추수하는 하지 무렵입니다. 목월도 하지무렵의 저녁놀의 아름다움을 "술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이라고 노래하였습니다. 조지훈이 먼저 "술익는 강마을"을 노래한 것에 목월이 답하였다고도 하는데, 어떤이들은 마을 마다 술을 담아 "술익는"향기를 말했다고 하지만, 왜정시대 암울함을 그린 이 시에서 보릿고개가 엄연한 왜의 폭정하에 먹을 것도 없는데 곡식으로 술을 담아 익어서 냄새가 마을마다 풍기는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렵고, 역시 술의 밀술(밀이삭)으로 생각하는 것이 타당할 것 같습니다. 꽃술 암술 수술 등의 말을 보면, 그리고 먼지털이의 총채부분을 술이라고 하는 것을 보더라도 술을 하필 술(酒)로 보는 것 보다 술(먼지털이나 보리 벼 옥수수 등의 끝에 달리는 까끄라기 혹은 수염)로 보는 것도 틀리지 않겠다고 생각합니다 윤사월-박목월 송화가루 날리는 윤사월 해길다 산지기 외딴집 문설주에 귀대고 올해는 유난히 철이 늦어선지 음력으론 이제야 5월이 되었고 막 송화가루가 날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바쁘지만 시간을 내어 밀밭에 나가 밀술이 저녁놀에 익는 모습을 보면서 송화가루의 향을 맡아 보고 싶습니다. .밝 누 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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