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 머지 않았습니다.

이번 설에도 고향에 가고, 선영에 성묘도 갈 생각 입니다.

설이 닥치니 새해의 운세가 슬슬 궁금하여 집니다.

토정비결 책을 또 몇 권 사서 여러사람과 나누어 봐야 하겠습니다.



옛 춘추전국시대에 편작이라는 유명한 의사가 있었습니다.

관상과 편작에 얽힌 이야기 한 편이 있습니다.

저는 관상이나 사주팔주니 운명이니 운세니 하는 말을 들으면 편작을 생각 합니다.

때로는 그럴만한 사람이면 간략하게 편작과 관상쟁이에 얽힌이야기를 들려 주기도 합니다.

<전국시대 편작>

임진년설이 사실은 아직도 보름이상 남았습니다.
오늘(2012.01.04 수)이 음력으로는 아직 섣달 열하루(신묘년 12월 11일)입니다.
얼마 있으면 설이 돌아오니 어렸을 때 같으면 방학을 맞아 뛰어 놀면서 세뱃돈도 받고, 맛있는 것
도 많이 먹고, 새 옷이나 신발 등을 받을 수 있는 설날을 한창 기다릴 때 입니다.

내가 조금 철이 났을 무렵, 매년 설이면 어머님께서 토정비결을 보시곤 하셨습니다.
장에 가는 길에 길가에서 한 사람 당 1천원 정도를 주고 일 년 운세가 적힌 종이를 가져 오시는데
난 제법 이 비결들을 읽으면서 재미있어 하기도 하였습니다.

더 철이 나고, 토정비결이라는 게 책으로 묶여 있고, 매년 붉은 색의 책력을 사면 거기에서 좌우 숫자를 맞춰 괘를 뽑아 본 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 어느해인가 어머니께 비싸게 돈 주고 토정비결 보지 마시라고 하였으나 굳이 토정비결을 봐 오셨습니다. 난 내가 산 토정비결 책과 책력을 놓고 어머님이 보아오신 토정비결과 같은 괘를 뽑아 내어 비교하니 똑 같았습니다.

이후로는 어머님이 설이 돌아와도 토정비결을 보시지 않았습니다. 물론 내가 우리 가족 모두의 토정비결을 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하여 보면 그렇게 토정비결을 보시는 것이 어머님의 즐거움이었는데 내가 그 즐거움을 빼앗았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이제 설이 얼마 안 남았으니 올해도 어김없이 온 가족의 토정비결을 제가 뽑아서 가족들에게 나누어 줘야 하겠습니다.


관상(觀相).
저는 관상을 알지 못하며 사실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그러나 관상에 대하여 한 가지 관념을 가지고 있는데 그 관념에 따라 나름대로 다른 사람들의 관상
을 보고 있습니다.


외상(外相), 색상(色相), 심상(心相)

옛날 춘추전국 시대에 아주 관상을 잘 보는 사람이 있었다고 합니다.
어느날 그 관상쟁이에게 한 젊은이가 찾아와 넙적 절하며 제가 이나라의 정승이 되고 싶다고 하였
습니다.

관상쟁이는 안 되겠다고 하였습니다.

이번에는 젊은이가 "그러면 의생(醫生)이 될 수는 있겠습니까?"
관상쟁이는 그도 안 되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그 젊은이는 그 자리에 쓰러져 퍽퍽 우는 것이
었습니다.


관상쟁이가 만류하면서,

"젊은이는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정승이 되겠다고 하다가 천민이나 하는 의생(醫生)을 하겠다고 하고, 이제 이렇게 마구 우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하였더니..


"저는 이 나라의 재상이 되어서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을 위해 일하려고 하였으나 안 된다고 하시니 의생(醫生)이 라도 되어 많은 사람들을 구제하려고 하는데 그 마저 안 된다"고 하시니 슬퍼서 웁니다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관상쟁이가 벌떡 일어나 젊은이게 큰 절을 하였습니다.
"젊은이는 나중에 정승이 되거나 아니면 틀림없이 유명한 의사가 되겠다"고 하였습니다.

얼떨떨한 젊은이가,
"아니 선생님 아까는 정승도 의사도 될 수 없다고 하시더니 지금은 갑자기 정승 아니면 의사가 될
수 있다고 하시는데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관상쟁이는 외상(外相), 색상(色相), 심상(心相)을 설명하였습니다.

외상(外相)은 누구나 척 보면 알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는 사람들을 만나면 나이.직업.성별.빈부.귀천 등을 대개는 짐작할 수 있습니다. 만약 관상쟁
이가 이런 것 조차 식별하지 못한다면 관상보러 올 사람이 있겠습니까?

색상(色相)은 바로 관상쟁이가 보는 관상을 말합니다.
당신은 관옥상이요. 당신은 틀림없이 한 등 해 먹겠오. 얼굴에 있는 여러가지 상을 보고 복록(福
祿) 명(命) 형제(兄弟) 처첩(妻妾) 질액(疾厄) 재백(財帛) 등을 살펴 그 사람의 운명을 점치는 것이니 일반인이 하기는 어렵고 많은 공부를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관상을 보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심상(心相)은 사람의 마음을 보는 것입니다.
생긴것은 나랏님도 해 먹게 생겼는데 밤낮 이웃집 과부 생각만 한다면 그 사람은 틀림없이 바람둥
이 밖에 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겟군도 못하게 생긴 사람이라도 난 이나라의 정승이 되어야 하겠다고 마음먹고 열심히 노력한다면 정승은 몰라도 면서기라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심상(心相)은 아무리 유명한 관상쟁이라도 제대로 볼려면 삼 년은 함께 생활하며 지켜 보아야 한다고 합니다.

이러니 관상이 어디 있겠습니까?
바로 우리의 마음속에 있습니다. 불교용어에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가 있고 흔히 "진인사대천
명(盡人事待天命)"이라고 합니다. 또 우리나라 사람들은 "하면된다"고 외치며 살아 왔습니다. "인과응보(因果應報)"나 기독교의 "두드리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라는 말도 다름이 없다고 생각 합니다.

위 이야기의젊은이가 춘추전국시대의 명의(名醫) 편작(扁鵲) 진월인((秦越人) 입니다.
심상(心相), 뛰어난 심상을 가진 젊은이가 전설의 명의 편작이 되어 기원전 5세기에 이미 명의
가 되었고, 후일 삼국시대에 관우의 팔에 맞은 화살을 치료한 화타(華陀)와 함께 죽은 사람도 살려 낸다는 명의로 불리고 있습니다.

지나(China) 사람들이 "편작기념관"을 지어 놓은 것을 보면 실존인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지나의 편작기념관 현판>

편작은 생전에 6가지 사람의 불치병을 지적했는데...

첫째가 교만 방자하여 도리에 따르지 않는것
둘째 자기몸을 경시하고 재물을 중시하는 것
셋째가 의식(衣食)을 적절히 조절하지 못하는것이며
넷째가 음양이 오장가운데 함께 있어 혈기가 안정되지 못하는것
다섯째가 몸이 쇠약하여 약을 복용할 수 없는것
여섯째가 무당만을 믿고 의사를 믿지 않는것이라 했습니다.

정해진 운명이 있다더냐?
모든 것이 네 하기에 달렸다.
좋은 인연을 많이 지으며 살아가면 되는 것이지 어디 정해진 운명이 있다더냐?

마음 먹기에 달렸다.

마음 먹기에 달렸습니다.

그래서 나는 늘 주변 사람들에게 먼저 마음먹고, 그리고 생각하고, 비로소 행동하라고 합니다.
우리말에 심사(心思)가 있는데 사심(思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생각사(思) 마음심(心). 생각이 먼저일까 마음이 먼저일까?
저는 먼저 마음먹고 그리고 생각하고 비로소 행동해야 한다고 결론 지었습니다.

나는 주변사람들이 잘 못을 저질러도 그 마음이 틀리지 않았으면 크게 나무라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마음과 생각이 잘 못되어 저지른 잘못은 추호도 용서하지 않고 추궁 합니다.
물론 나 자신에게도 같은 잣대를 가지고 자잘못을 판단합니다.

가령 자기 할아버지 제사에 못간 사람이
할 수 없이 못 갔다면 마음과 생각이 잘 못된 것은 아니니 이해하지만
"뭐 갈 필요 있겠느냐?"는 생각을 한다면 마음과 생각이 잘 못 되었으니 크게 나무랍니다.

이기일원론과 이기이원론
율곡과 퇴계가 다투었을 만큼 심오한 이(理)와 기(氣)를 저는 그저 마음과 생각으로 풀이하였습니
다.
생각과 마음이 하나이냐 둘이냐?
하나일 수도 있고 둘일 수도 있고,

우리 마음먹고 생각하는 것을 나눌 수 있건 없건 옳은 생각과 옳은 마음으로 노력한다면 틀림없이 좋은 결과를 맞을 것이고,

그러니 토정비결이나 운명을 살피지 않아도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곧 설이 되고 새해 토정비결을 보고...

토끼풀, 클로버라고 하지요?
세잎 클로버는 꽃말이 행복이고 네잎 클로버는 행운이라고 합니다.
내 가까이 있는 행복을 두고 왜 행운을 찾겠습니까?
운명, 행운, 모든것은 내가 지어가는 대로 입니다.


우리홍익인간 배달겨레 여러분들 모두 건강하시고 즐겁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바로 자기 곁에 있는 행복을 맘것 누리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설을 추석과 함께 명절로 지정하면서 설이란 용어는 음력 정월 초하루에만 적용하도록 입법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설을 구정이라는 사람도 있고, 양력설혹은 음력설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잘못입니다.

양력 새해 첫날을 설날이라고 하거나 양력설이라고 하는 것도 물론 잘못입니다.

설날은 오직 임진년 정월 초하룻날 하루뿐입니다.


.밝 누 리.
[밝은 우리의 온 삶터]

Posted by korea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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